지난번 연휴 때 친구와 둘이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하지 못했던 일을 했다.

바로 자전거 여행!!


한 2주 전부터 준비 했던 것 같다.

최종 목적지인 부산 해운대에 마지막 날 숙소를 정하고

충주에서부터 출발하기로 했다.

이전부터 자전거를 조금씩 타기는 했지만 

말 그대로 `조금씩`이었고 장거리를 타는 것은 나와 내 친구 역시 처음이라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출발한 것 같다.


첫날 우리는 80km를 예상했고 충주에서 이화령고개를 넘어 문경(점촌)까지 가는 것이 목표였다. 

하지만 우리는 고작 27km + 충주댐( 왕복 16km )을 타고 6시가 되어 버렸고 이화령 고개를 남긴 채 수안보에서 

첫 밤을 지냈다.

생각해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, 우리가 너무 만만히 봤다는 것이 제일 컸던 것 같다. 


둘째 날에는 구미에 숙소 예약이 되어있었기 때문에 전날 못 탔던 것까지 합하여 145km를 타야 했고 

소조령과 이화령이라는 큰 고개를 넘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.

이화령에 대한 악명은 전부터 익히 들어 걱정하고 있었던지라 더욱 부담이 느껴졌던 것 같다.


우리는 아침 일찍부터 출발하였고 소조령에 다다랐을 땐 벌써 아침 8시가 넘었었다.

그러다 문뜩 자전거가 왜 이리 무겁지 생각했을 때쯤에 소조령을 넘고 있었던 것 같다.

아.. 이게 소조령 고개구나.. 생각하고 페달 질을 할 때부터는 아무런 생각이 없어졌다. 

머릿속이 정말 깨끗하게 비워지는 신기한 경험을 한 것 같다. 

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멈추지 않기 위해 굴렀다. 

조금이라도 멈췄다가는 다시 오르지 못할 것을 느끼면서 조금씩 조금씩 올랐던 것 같다.


내리막길은 정말 무섭지만, 꿀맛 같았고, 올라올 때의 힘듦이 보상되고도 남을 만큼 상쾌했다.

그 상쾌함에 탄력을 받고 텐션을 올리고 있을 때쯤에 

여기가 이화령이구나!!!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고 또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.

정상까지 남은 거리를 보면서 한 발 한 발 구르기를 반복하는 것 외에는 

프로그래밍에 대한 생각, 앞으로의 진로에 대한 생각, 게임에 대한 생각, 걱정 등이 모두 머리에서 사라졌다.

사실 자전거를 타면서 제일 힘들지만 동시에 제일 큰 장점이 업힐 아닐까 생각한다.


우리는 결국 둘째 날 145km를 모두 타고 구미에 있는 숙소까지 도착했고, 

엉덩이와 허벅지가 아파서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 서서 바베큐 파티를 했다.


이후에 우리는 셋째 날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탔고 

넷째 날에는 155km를 타면서 부산, 정확히는 낙동강 하굿둑에 20:00PM 에 도착했다.

우리는 3박 4일간 총 450km를 종주하였고 소조령, 이화령, 다람제, 박제고개 등 5개의 고개를 넘었다.

이것 말고도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, 정말 정말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.

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며 

그것들로 인해 앞으로 더 많은 것이 변화될 것임을 확신하게 된 여행이 되었다.


훗날 이 글을 보며 그날들을 되새기고자 이렇게 느낀 점을 남긴다.

이상 끝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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